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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어증

일상다반사

by 망명객 2008. 11. 1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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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서른이란 나이를 더욱 실감하게 된다. 작년까지 잘 입고 다녔던 찢어진 청바지는 무릎이 시려 내년 봄까지 안녕을 고했다. 대신 고이고이 모셔두던 아버지의 골덴바지(코드로이)와 주름 때문에 입지 않던 면바지를 주로 입는다. 한 겨울에도 거추장스럽기만 하던 목도리가 요즘들어 부쩍 눈에 밟힌다. 원고 마감과 편집을 위해 사무실에서 날을 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사무실에서 날 밤 새다가 입 돌아갈까 두려워 일부러 집으로 일거리를 짊어지고 들어간다.

작년 이 맘 때 한 선배가 건넨 저주가 떠오른다.

"서른되면 해마다 몸이 달라져..."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나의 더 큰 문제는 자꾸 실어증 증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말뿐만 아니라 글까지 장애수준이다. 단지 피곤할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위안의 말을 건내지만 마음의 심연 속에서는 늘 불안함이 도사리고 있다. 결국 체력이 문제다. 조금 여유가 생기면 사교무용이라도 배우러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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