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말분 씨의 한글날
"선생님, 컴퓨터 관련된 말은 왜 죄다 영어인 거죠?" 질문을 던진 사람은 중년의 중국교포다. 컴퓨터 관련 기술과 학문이 미국에서 발전한 까닭이라고 짧게 답해줬으나, 뭔가 개운치 않다. 질문자 옆자리에 앉아 있던 교포 여성은 설명을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다. 질문자가 그녀에게 몇 마디 친절을 베푼다. "일제시대엔 일본놈 세상이니 일본말 썼고, 지금은 미국놈 세상이니 미국말 쓰는 거지." 컴퓨터교실 자원봉사 교사로 다국적 교육생들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그저 느린 한국말로 그들이 알아들을 때까지 설명하거나 직접 시범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교포들과의 의사소통은 수월한 편이나, 학창시절에 외국어라고 '조선어'를 배운 그들에게 컴퓨터 자판은 그 자체가 두려움이다. 포멧, 하드 드라이브,..
일상다반사
2011. 10. 9. 1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