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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가 문래동에서 만든 책

일상다반사

by 망명객 2011. 6. 28.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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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이 나왔다. '나의 아름다운 철공소'란 제목에 '예술과 도시가 만나는 문래동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이다. 저자는 '예술과도시사회연구소'다. '예술'과 '도시', '사회'와 '연구소'란 명사들로 구성된 이 복합명사의 뜻은 명징하지만 그리 '미'적 작명은 아닌 듯하다. 

어린 시절 술자리에서 만났던 인연들이 하나둘 저작물을 내놓고 있다. '예술과도시사회연구소'란 거창한 이름 아래의 한 사람도 술자리에서 만난 인연이다. 며칠 전 뜬금 없이 출판기념회에 놀러오란 소리를 하더니, 결국 이 책이 출판 1주일만에 내 정보망에 걸려 들었다.

"봄날의 고양이처럼 나른하게 살고픈 소망이 있지만, 여전히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책 날개의 저자 소개글 중 일부다. 우리의 옛술자리가 그리 성공적인 자리가 아니었던 건 구성원 모두가 봄날의 고양이를 꿈꿨기 때문이다. 꿈은 단지 꿈으로 끝났고 모두들 생활인으로 자기 앞가림이 바쁜 처지. 그 꿈조차 이룬 그라면, 그의 저작물 앞에서 내 배알이 심히 뒤틀렸을지도 모른다. 것이다. 다행스러운 건 그럴 일이 일어나긴 힘들것이라는 점이다. 적어도 난 그의 성실함을 알기 때문이다. 

아직 이 책을 구입했거나 읽어본 건 아니다. 식상한 축하 메시지보다는 성실한 사람이 쓴 책이니 주변인들에게 한 권 읽어보시라고 권하는 바이다. 나? 물론 나야 이 책을 인터넷서점의 보관함에 모셔둘 것이다. 왜? 아직 나의 지인께서 내게 술 한잔도 사주지 않았기 때문이지. 옹졸하다고? 교환법칙이라 해두자. 그리고 난 그에게 '영(Young)하다'는 자랑거리조차 만들어준 사람이라고. 술과 안주를 쏜다면야 기꺼이 책 구매 의사가 있다는 점을 여기서 밝히는 바이다. 

지인의 책소개라니 너무 사적인가? 그렇다면 이렇게 설명하겠다. 지금이야 문래동이 꽤나 유명해졌지만, 그 유명세를 만든 건 다름 아닌 저렴한 임대료보다 사람이란 사실이다. '문화지구'란 타율적 선정이 건물주에게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간 건 세상이 다 알고 있다. 재개발과 도시계획의 틈바구니에서 피어난 자율성이 공공예술이란 이름으로 자리한 곳이 문래동이다. 이 책은 바로 그 과정을 다룬 책으로 상상력 확장 차원에서도 좋을 듯하다. 

참, 안씨! 연구서나 공저 말고 정작 당신의 단행본은 언제 나오나?
여기 당신을 위한 사진 한 장 추가합니다. 


▲ 술 안사는 당신에게 날리는 우리(?)의 분노.(3월 모일 종로 모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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