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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idnight Calling

일상다반사

by 망명객 2007. 7. 1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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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해후한 이감독과 이야기를 나눔.

그녀가 내 학과 선배를 알고 있었음.

좁은 세상을 다시 한번 실감함.

그 선배도 영화를 만든다고 뛰어다녔음.

오랜만에 선배와의 인연을 떠올림.

자연스레 그분이 워크숍 작품으로 만든 단편영화 한 편이 떠오름.

 

입대를 앞둔 세기말이었음.

과방에서 놀다가 촬영스텝으로 끌려간 게 인연이었음.

출연배우는 단 한 명뿐인 단편영화였음.

물론 그 출연배우도 학과 선배였음.

연출이나 배우나 까마득한 4년 위 여선배였음.

홀로 전화씬을 찍는 배우를 위해 그 옆에서 대사를 쳐주는 것이 내 임무였음.

그러다 즉석에서 목소리 케스팅되었음.

 

영화 내용은 한밤 중 걸려온 옛 남친의 주정을 들어주는 여자를 그린 내용이었음.

촬영 이후, 학과 실습실 한 켠에서 맥주 두 캔 원샷 후 노숙한 목소리 연기를 실시함.

20대 초반에 30대 초반의 목소리 연기라니, 절망했음.

그래도 고맙다며 맥주 사주고 밥 사주는 선배가 고마웠음.

나름 고픈 시절이었기 때문임.

 

이후, 다른 선배의 필름작업에 목소리 연기를 할 기회가 생겼음.

남산 밑에 위치한 모 녹음실로 기억함.

그러나 녹음실 기사 아저씨와 연출에게 욕 먹고 하산함.

하산하며 목소리로 삥뜯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적이 있었음.

 

이감독과 헤어진 다음날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음.

오랜만에 그 영화가 보고싶다며 한 편 떠달라고 부탁함.

물론, 촬영 당시 스텝 뒤풀이에서 하나 떠주랴고 묻던 선배였음.

그러나 당시 입대 직전인 상태라 고사했음.

 

오늘 우체부 아저씨가 등기로 보낸 테잎을 배달해줌.

제목하여 "A Midnight Calling."

 

문제는 집에 VHS데크가 없다는 것임.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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