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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위키, 슬랙티비즘에서 발생한 새로운 온라인 정치 운동?

미디어/디지털라이프

by 망명객 2009. 7. 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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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행적을 기록하고 검색하는 간편한 위키를 표방하는 정치인 DB Wik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쏟아지는 정치인들의 입놀림에 욱~ 하고 화가 날 때가 많습니다. 국회에 들어와서 이야기하자는 쪽이나 장외에서 투쟁하겠다는 쪽이나, 대한민국 정치사는 늘 뜨겁습니다. 술자리 위에선 쉬이 정치 이야기가 오갑니다. 특정 정치인의 망언이나 경거망동에 대한 관련 기사엔 쉬이 욕설들이 난무합니다.

미디어가 구성하는 세계는 늘 뜨겁습니다. 늘 경마식 보도 관행을 선거보도의 문제점으로 꼽곤 하지만, 이에 대한 업계의 자정 노력은 선거 열기에 쉬이 묻히곤 했습니다. 객관적 보도란 프레임 속에 갖힌 저널리즘은 단기적 기억상실증에 빠져 있습니다. 특정 정치인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그의 과오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검증은 우리 저널리즘에선 찾아볼 수 없는 문제였지요. 최근 10년 동안 선거 공약 검증과 후보자 개인의 자질 문제에 대한 심사는 시민사회가 담당해왔습니다.

후보자와 그 공약을 검증하고자 하던 시민사회의 노력이 총선시민연대의 운동이었겠죠. 그러나 그것만으론 조금 부족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선거를 통한 심판 운동이 특정 시민운동가들의 성명서나 각 정당 메타포만으론  그 동인을 이끌기에 부족합니다. 관건은 시민들의 참여입니다. 선거 때만 되면 악수하러 나타나는 대표가 아닌, 진정 시민을 위한 대표가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시민들의 감시가 선행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국민에게 반말 찍찍 내뱉는 정치인을 단호히 거부하는, 성추행 파문을 겪으면 선거에 얼굴을 들이밀 수도 없는 국민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합니다. 단, 기록의 무덤 속에선 쉬이 망각의 늪에 빠지곤 하죠. 결국 기록을 체계적으로 분류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시민단체(?) 운동이 아닌, 네티즌의 손으로 기록이 진행돼야 합니다. 술자리에서 목청 높여 정치인들을 욕할 게 아니고, 재수 없다고 혼자 투덜 거릴 게 아닙니다. 그런 기억을 조금이라도 갖고 계신 분은 정치위키를 찾아가 보세요.

조금 우려스러운 건, 이 공간이 정치 투쟁의 장으로 변질되는 겁니다. 소심하고 게으른 저항인 슬랙티비즘을 지향하는 장일 수도 있지만, 이곳은 자칫 과거에 활황했던 정치 웹진처럼 각 정파의 투쟁 공간으로 변질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모든 기록은 철저히 그 출저를 밝혀야 합니다. 기성 언론사 기사가 주요 출처가 되겠죠.

2009년 6월 29일 문을 연 정치위키. 방대한 자료를 묻어둔 위키피디아처럼 소모적인 일들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 물론 루머와 풍문과 단절하려는 노력은 필요합니다. 최소한의 객관성은 지켜야겠죠.

문제는 다시 참여입니다. 대통령과 각 부처장관들, 국회의원, 광역단체장들만 합쳐도 벌써 300명이 넘는 대인원입니다. 여기에 광역과 기초의원들을 더하면 그 인원은 부지기수로 늘어납니다. 소수의 인원이 그 모든 사람의 언행을 감시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미 기성 언론에 경쟁적으로 올라오는 특정 정치인보다 우리 동네 지역구 정치인부터 감시해야 합니다. 이는 작은 언론사, 특히 기초지자체에 근거한 풀뿌리 언론사들을 돕는 길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 공간을 만든 건 아닙니다. 어느 분께서 만든 곳인지 모르겠지만, 그 운영에 있어 블로거들이 적극 결합하길 빕니다. 아, 저요?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는 원딩으로서 현상과 추이를 지켜볼 겁니다. 참여도 하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공부 차원입니다. 위키를 통한 새로운 정치운동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죠. (아, 시절이 하수상하니, 자꾸 손발이 오그라드네요. 이런 이야기도 주절거리고~)


  아, 공부할 건 늘어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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