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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구경

피드백(리뷰)

by 망명객 2007. 3. 3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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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Madness!


3월의 광란은 대학농구선수권대회로 시끄러운 미국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강풍과 폭설, 천둥번개와 황사성 비가 함께 내리는 대한민국의 날씨도 가히 3월의 광란이라 표현할 만하다.


오늘은 겨울의 우울해를 닮은 하늘이 아닌 진정한 봄빛 아래 따뜻함이 저절로 느껴지는 하루였다. 이리도 축복스런 하늘빛을 즐길 수 있을 때 과감히 즐겨야 하는 것. 그게 바로 여유 아니겠는가. 책 한권 들고 공원으로 외출.


봄 햇살 아래 책을 읽고있자니 금새 눈이 피로해진다. 인공 형광 불빛에 익숙한 눈이 자연광 아래에서 고통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 하지만 인공 환경에 익숙해진다는 건 조금 서글픈 일이다.눈의 휴식과 신간서적 구경을 위해 난 서점에 들렀다. 요즘은 뜸해진 서점 출입이지만 몇 권의 책이 금새 눈에 띈다.



서울문화예술총서 시리즈 그 두번째 이야기 '문학 속의 서울'. 제1권이던 '서울의 밤문화'의 동생뻘 되는 녀석이다. '서울의 밤문화'를 읽은 뒤 서울문화재단 예술총서 시리즈는 예술 장르 속 서울을 담아낼 것이라 예상했었다. 내심 문학이나 영화 속 서울 이야기를 책으로 담으리라 생각했던 것. 어쨌든 형님보다 나은 동생이 나온 것 같다. 솔직히 '서울의 밤문화'는 그 어느 밤문화가 그렇듯 그다지 영양가는 없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재작년부터 출판 트랜드의 하나로 자리잡은 글쓰기 관련 서적. 그 길에 이외수 아저씨도 나섰다. 이름하여 '글쓰기의 공중부양'. 이외수란 인물에 걸맞는 탁월한 작명이다. 언뜻 훑어보니 기존 글쓰기 교양서적에 재미를 더했다고나 할까. 이 책은 예제로 든 문장이 재미있어 메모까지 하는 열성을 보이도록 만든다.
 
"그놈은 흉기로 자주 자해를 하는 습관이 있다, 라는 문장보다는, 그놈은 뻑하면 회칼로 자기 배를 그어대는 습관이 있다, 라는 문장이 훨씬 선명한 전달력을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외에도 '아부의 기술'이란 제목의 책이 유혹할 듯한 자태로 서가에 놓여 있다. 그 어떤 책들이 날 유혹하더라도 쉬이 넘어가선 안된다. 아직 방 안 책장에서 애처로이 세월의 먼지만 먹고 있는 책 동지들의 한을 생각한다면 다른 책들에게 쉽게 눈을 돌려선 안된다. 절개의 진실은 카드 고지서와 함께 빠듯한 생활비의 압박이라. 이 따뜻한 봄날이 비극이란 바로 이런 현실적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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