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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의 인터넷 커뮤니티

미디어/디지털라이프

by 망명객 2010. 2. 2.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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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학들의 정시모집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중복 합격에 따른 합격자 이탈과 추가합격자 발표가 설 연휴기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미 수시모집으로 입학만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나 정시모집 합격자 명단이 이름을 올린 이들은 행복한 설날을 맞이하겠지만, 추가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이들에겐 다가오는 설 연휴가 달가울 리 없다. 대입에서 낙방한 수험생뿐만 아니라 취업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이들이나 혼기임에도 애인 없는 이들 모두에게 설은 피하고 싶은 연휴이다. 

이미 특정 대학 합격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는 수시합격생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싸이월드 클럽'에 모인 이들은 오프모임을 통해 동기간 결속을 다지고 있다. '10학번'을 열쇳말로 검색하면 무려 2000개가 넘는 클럽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는 싸이 세상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학부터 단과대와 학과·전공별 새내기 모임까지, 대학 합격과 동시에 수험생들은 싸이월드로 집결한다. 



현 대학 재학생들도 싸이월드를 중심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중고등학생 시절에 맺은 '일촌'의 위력은 대학생활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영원할 것만 같은 싸이의 세상에도 단절은 존재한다. 연애의 단절이 싸이질의 단절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해외 경험이 글로벌 네트워크로 이어지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어학연수와 각종 해외봉사활동, 국내 대학 캠퍼스 내의 유학생 증가는 대학생들의 싸이질에선 하나의 장벽으로 존재한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내가 페이스북 가입과 이용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반면, 외국인들에게 싸이질은 언어적 장벽과 함께 가입 자체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방통위가 백날 글로벌미디어를 외친들, 제대로 된 글로벌미디어가 성장할 수 없는 토대를 갖춘 게 우리나라이다. 

미투데이에서 트위터로 갈아탔다는 후배의 물음은 의미심장하다.

"어차피 오바마가 미투데이를 할 가능성은 없잖아요?"

어차피 서비스간 경계가 흐려지고 있지만 우물 안 개구리를 우물 안에만 가둬두려고 하는 인터넷 기업과 그 제반 정책은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국제적 흐름 속에서 '한국어'란 언어체계는 그 자체가 '문화적 할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뜬금 없는 영어공용화론을 주장하려는 게 아니다. 문화적 할인 장벽을 보호망 삼아 복지부동의 자세로 일관하는 게 우리나라 인터넷의 현실 아닐까. 난 그러한 갑갑함을 호소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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