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치 틈도 없는 공간
동수님이 그랬듯 어린 내게도 서울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서울에서 대학이나 대학원을 다니던 삼촌들과 고모는 집에 내려올 때마다 내게 갖가지 신기한 선물을 안겨주곤 했다. 아울러 명절에나 만날 수 있는 사촌누이들은 서귀포의 거리에서는 만나볼 수조차 없는 포스를 발산한 뒤 비행기를 타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곤 했다. 누이들이 탄 비행기를 바라보며 아마 서울은 저 구름 위에 지어진 도시일 것이라고 어린 나는 생각했었다. 유아원을 다니기도 전, 수술을 받기 위한 서울 방문이 내 기억의 첫 서울 방문으로 남아 있다. 아픈 기억보다 창경원의 원숭이와 각종 놀이기구가 신기했고, 이 강 이름을 아냐는 삼촌의 물음에 낙동강이라 대답했던 한강은 상상 이상으로 넓었다(물론 바다보다는 좁은 물이었지만 제주에는 강이 없다). 남산..
일상다반사
2007. 3. 20.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