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과 이웃
어느덧 신림동으로 이사온지 여섯 달째로 접어들고 있다. 한 사람의 주민으로서 동네 초등학교에서 추위에 떨며 동네 방위의 숭고한 임무를 수행하는 예비군이기도 했고, 새로 구입한 자전거를 타고 어슬렁 거리는 백수이기도 하며, 공원에서 동네 아줌마들의 틈바구니에서 조깅을 즐기는 젊은 총각이기도 하다. 편의점이나 대형할인마트보다 동네 재래시장의 인심에 슬슬 익숙해지고 있으며, 가끔 주인 없는 방을 찾은 택배를 찾으러 근처 세탁소를 찾기도 한다. 동네 술친구가 없는 게 좀 흠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술값을 굳히는 효과가 있으니 딱히 슬퍼할 일이 아니라 위안한다. (물론 자전거를 타고 좀 올라가면 신림동이란 고유명사에 이어 쉬이 연상되곤 하는 고시촌에 몇몇 지인들이 있긴 하지만, 난 더이상 착한 어린양들 앞에 술병 ..
일상다반사
2007. 5. 15.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