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갈 것
행당동 한양대 사거리(삼거리?) 한 쪽에 '부귀식당'이 있다. 간판이라고는 미닫이 문에 쓰인 '부귀식당'이란 네 글자가 전부인 이곳은 테이블 여섯 개 정도를 갖춘 좁고 허름한 식당이다. 주메뉴는 닭개장과 순대국. 빨간 국물이 일품인 닭개장은 주당들의 쓰린 속을 깨끗이 포맷해주기에 '뻑개장'으로 부르기도 한다. 순대는 없고 머릿고기만 가득한 순대국은 한 끼 식사나 안주로 일품이다. 이집을 다닌지 11년 째. 절대 웃을 것 같지 않은 쌀쌀한 주인 아저씨가 말아주는 뻑개장과 순대국의 묘미에 빠져 왕십리를 지나칠 때마다 이 곳을 들른다는 지인들도 여럿이다. 술집들이 12시면 문을 닫아야 했던 과거에도 이 곳은 새벽까지 장사를 했다. 왕십리역 주변에서 몇 차에 걸친 술자리를 끝내고 마지막에 몰려가는 곳은 항상 한..
일상다반사
2008. 2. 18. 1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