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에서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온 후배에게 대뜸 "술 먹자고 전화했냐?"고 물었더니 용산 추모집회에 함께 가자고 전화했단다. 술부터 찾은 내 경솔한 입술이 부끄러워 금일은 힘들겠노라는 답을 후배에게 들려줬다. 막상 전화를 끊고 나니 산적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말도 안 되는 사태가, 살인이나 다름없는 이 부끄러운 사건을 그냥 묻어둘 순 없었던 것 같다. 내 앞가림도 힘들지만 그래도, 라는 생각으로 급한 일부터 마무리 짓고 가방을 쌌다. 용산의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을 시작했단다. 추모집회에 참석하겠다는 내 연락에 후배가 들려준 이야기다. 후배와 종각에서 만나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을지로입구역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경찰병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 멀리 명동성당 입구에서 집회 참석자들의 깃..
일상다반사
2009. 1. 21.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