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와 엘리스
기억은 늘 조작 가능하다. 아련한 추억으로 다가오는 첫사랑의 기억도 끝내는 가물거린다. 같이 손잡고 봤던 영화 제목이, 그 사람의 전화번호가 그리고 얼굴이, 이름이... 맨 마지막에 사라지는 게 그 사람의 냄새... 우연찮게 들쳐본 시집 속에서 그 사람을 위해 고이 접어두던 페이지를 접할 때는 당혹스럽다. 그렇게 그 사람은 잊혀졌으니 잊혀진 사람에 대한 미안함이리라. 사랑을 받을 땐 그 사람에 대한 의존감을 몰랐었고 누군가를 좋아할 땐 자기 자신을 사랑했단 사실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런 기억들은 날려버리고 조작해야 한다. 그래야 정신건강에 좋다. 합리화. 상대에 대한 미안함이 남더라도 그렇게 자기 합리화가 필요하다. 상투적 삼각관계 이야기라 생각했었다.러브레터, 4월이야기, 하나와 앨리스까지... 학교는..
피드백(리뷰)
2004. 12. 16. 1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