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에 술병 하나 고이 담아두며
잘린 나무 등걸과 KHS 한마당을 지키던 고목이 잘려나갔다. 주변엔 안내 문구 하나 없었다. 교문 옆을 지키던 고목처럼 이 녀석도 조만간 새로운 녀석으로 대체될까? 캠퍼스엔 해가 멀다 하고 새 건물이 들어선다. 건물보단 나무나 벤치를 랜드마크로 삼던 기억이 내겐 더 많은데 말이다. 교육기관이라 인재 육성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인재들의 기억에 각인된 추억의 나무까진 채 신경쓰지 못하는 학교. 참 씁쓸한 일이다. 2년 전 술자리에서 처음 만나 2년 동안 죽어라 술자리를 함께 했던 친구가 내일모레 미국으로 떠난다. 2년이란 시간 동안 동고동락했던 도반이 떠난다니 시린이처럼 가슴 한 켠이 아리다. 이것으로 꼭 함께 졸업하자던 다짐은 술자리의 허언으로 끝나고 말았다. 과정으로서의 학위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어찌 삶..
일상다반사
2009. 8. 3. 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