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때를 알고 내리는 비와 같다 - 영화 호우시절
'호우시절(好雨時節)'이란 제목에서 장마철을 떠올린 건 순전히 내 인문학적 소양 부족 탓이었다. 호우주의보나 호우경보란 단어 조합과 기상캐스터의 호들갑스러운 목소리가 영화 제목에서 연상됐다. '때를 맞춰 알맞게 내리는 비'가 국어사전에 등재된 올바른 '好雨'의 뜻이다. 호우의 유래가 두보의 시 춘야희우(春夜喜雨)의 싯구였듯 지진으로 폐허의 무대가 된 스촨성의 두보초당이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된다. 사랑은 타이밍이다. 일상에서 지나치며 흘려 듣던 광고 카피 같은 이야기를 내 면전에서 꺼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기억의 조합은 늘상 불완전하다. 옛 연인과의 우연한 재회, 불완전한 기억이 추억의 편린들을 쏟아놓는다. 두 주인공의 사랑이 어떻게 엇갈렸는지, 누가 누굴 좋아했고 둘 사이에 어떤 오해가 있었는지는 영화..
피드백(리뷰)
2009. 10. 10.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