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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언론인 60년'에 대한 유감

미디어/디지털라이프

by 망명객 2008. 12. 1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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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언론재단


오늘부터 22일까지 프레스센터 주차장 한 켠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언론, 언론인 60년'이란 제목으로 특별사진전시회가 열린다. 정부수립 60년 간 언론, 언론인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자는 게 이번 행사의 취지다.

잠시 들른 프레스센터에서 우연히 둘러본 전시회. 행사장 곳곳에는 반백의 노년으로 접어든 언론인들이 회한에 찬 표정으로 전시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정말 옛날 사진들이다"라며 장탄식을 늘어놓는 사람도 있었다. 늘 사건의 현장을 지키던 그들이 이번 전시회에선 중심 피사체로 나서게 되었으니 그 감동이야 오죽하겠는가.

베트남에서 탈출 후 수송선 안에서 기사를 정리하고 있는 안병찬 기자, 방북취재 문제로 법정으로 끌려가는 리영희 교수, 74년 동아투위, 한총련 학생들을 취재하다 전경에게 구타당한 곽성호 기자 등이 눈에 띄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과거 언론사 편집국 전경이나 야근 풍경 등 언론환경 발전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자료들도 풍성했다. 

묵묵히 대한민국 정치, 경제, 사회 곳곳을 누비고 다녔던 언론이들. 그들의 지난 모습을 통해 현 언론현상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이번 특별전시회는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이다. 평양방문 한국기자단 사진 밑에 이름이 걸려 있는 금창태 기자는 사장으로서 시사저널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다(역설적이게도 그는 시사인을 만들어낸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동아투위는 아직도 싸우고 있다. YTN에서 해고된 이들은 또 어떤가.

언론계에서도 산업의 논리가 공익을 압도하는 시대다. 물론 먹고사는 문제는 인간사의 가장 중심적이고 중요한 테제다. 정치권력을 대신해 자본권력이 언론을 타락시킨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양자의 협공 시대가 아닌가. 바쁜 시간 쪼개 전시회를 둘러보고 나오는 자리, 곱게 늙은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이 인사하기에 바쁜 모습이다.

대한민국 '언론, 언론인 60년', 아직 가야 할 길이 구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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