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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이 파는 잡지에 대한 단상

미디어/디지털라이프

by 망명객 2009. 1. 1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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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이 파는 잡지, 빅이슈를 아십니까? (컬처뉴스)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고자 잡지를 발행하려는 이들이 있다. 영국에서 발행하고 있는 '빅 이슈(The Big Issue)'의 한국판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이 그들이다. 빅 이슈는 지난 91년에 창간된, 노숙인에게만 판매권을 주는 특이한 잡지다.

대중문화를 주 내용으로 다루고 있는 빅 이슈. 한국어판은 올 10월 발간 예정이다. 각종 오프라인 매체들이 문을 닫는 시점에 신규 매체를 준비하는 작업 자체가 쉬운 작업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의 형태라면 어려운 잡지 시장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광고 분야에선 빅 이슈의 창간 취지가 꽤 매력적이다. 경제한파 속에서도 기업의 생존만큼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상품광고보다는 기업광고와 공익광고의 매체로서 적당하다는 것이다. 물론 일정량의 판매부수까지 갖춘다면 빅 이슈는 상품광고 매체로서도 손색 없는 매체가 될 것이다. 문제는 무가지들과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들이 점령한 거리를 빅 이슈가 어떻게 뚫고 들어갈 것인가이다.

노숙인이 파는 잡지. 연민과 동정의 마케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돌려 생각하면 일방적인 기부가 아닌 거래의 형태를 취한 상호부조 마케팅이다. 결국 매체 자체에 대한 홍보가 관건이다. 노숙인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두려움과 동정이 늘 함께 한다. 가끔은 멸시와 기피의 눈길이 재빠른 발걸음 뒤로 스치기도 한다. 이런 시선과 눈길을 거두고 노숙인들에게 한 발 다가설 수 있는 모습. 이는 사회적 소통의 시도이기도 하다.

인문학의 위기와 인문학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시대다. 전자는 상아탑 내에서 들려오는 아우성이고 후자는 거리와 현장에서 들려오는 복음이다. 성찰과 상상, 소통이란 인문학의 고갱이가 삶의 낮은 곳에서 제 가치를 발휘하고 있다.

여러 가지 난제들이 있겠지만, 빅 이슈가 거리의 희망으로 거듭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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