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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노무현, 인간 노무현

일상다반사

by 망명객 2009. 5. 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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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노무현을 지지하진 않았지만, 인간 노무현의 죽음은 말 그대로 충격이다.

노무현의 바보같은 인간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온 가족을 텔레비전 앞에 잡아뒀던 5공 청문회 스타.

당시 동네 미장원에서 곁눈질로 살펴본 주부생활의 한 페이지에는 노무현의 젊은 사진이 채워져 있었다.

80년대의 청문회 스타는 결국 대통령이 됐다.

'보통 사람'답지 않았던 노태우, '3당 합당' 김영삼, '인동초' 김대중 이후 '바보'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것.

난 그 바보가 좋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을 실랄하게 비판했지만, 적어도 그는 퇴임 후 직접 수의를 입게 되거나 그 가족이 구속되는 일은 없을 거라 믿었다.


그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데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주길, 난 그렇게 빌었다.

표적수사니 정치적 타살이니, 벌써부터 세상은 말이 넘쳐난다.

그저 난 그가 겪었을 심적 갈등에 인간적 연민을 느낀다.

그가 이렇게 죽지 않았더라면, 난 죄는 죄일 뿐이라고 매몰찬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다.


한 인간의 죽음 앞에선 그저 아련한 연민이 앞설 뿐이다.

바보 노무현, 가장으로서 일가를 꾸려가던 그가 자신의 허물에 느꼈을 그 양심적 갈등.

난 노무현의 죽음 앞에서 그의 양심에 고개를 숙일 뿐이다.

바보같은 사람, 자연인 노무현으로 편히 쉬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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