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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진보정당에 대한 개인적 입장

일상다반사

by 망명객 2008. 2. 2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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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적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자신을 '좌파'라 규정짓던 무정파 좌파의 대표격이던 친구 양석사가 한마디 던진다. "이번에는 정말 닥치고 신당 참여할거야!"

#2.
고향에서 글팔이 하는 선배 록사마가 오랜만에 메신저로 대화를 걸어온다. "망명객아, 널 데리고 신당에 참여하마!"

#3.
함께 공부하는 민노당원 이모씨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며 한 마디 던졌다. "상정이 누나 탈당하면, 나도 따라간다!"


기존 정치판이 4월 총선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진보정당과 그 주변부의 사람들은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 준비에 들떠 있는 상황이다. 민노당에서 탈당한 분들이야 대부분 4월 총선에 신당 창당으로 지난 진보정당운동의 역사를 계승하자는 의지를 지닌듯 하다. 물론 민노당원이 아니던 기존 주변부 사람들이야 신당을 통해 지리멸렬했던 활동의 물고를 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듯 보인다.

뭐, 정파와 계파의 갈래짓기와는 거리를 둔 지 오래된 나로서는 그저 신당이 이땅 위 진보정당 운동사를 이어갈 백년 정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있다. 다만 4월 총선 이전 창당과 선거 출마의 문제는 잠시 생각해봐야 할 듯 싶다. 이번 신당 창당의 메인 기조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반종북주의'가 창당의 기본 에테르로 작용한다면, 창당에 참여하는 세력과 개인들 사이의 각론 조정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보수화된 현실 정치 세력의 안티 테제로서 새로운 진보정당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4월 총선 이후 2010년까지 이렇다 할 선거 일정이 없는 것도 이런 주장의 정당한 근거로 작용한다.

벌써부터 진정한 노동자 중심의 정당, 녹색 강령의 실현 등 신당 창당을 앞두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이번 신당의 창당 과정이 백년 정당을 위한 튼튼한 철학적 배경과 다양한 실천 프로그램들이 제시될 수 있도록 인문사회과학적 논의의 장이 펼쳐져야 한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다. 오랜만에 정치팜플렛이나 계간지 등을 통한 논쟁이 이루어져도 괜찮을 듯 싶다.

조승수씨가 민노당 탈당파를 중심으로 총선 이전에 새 정당을 창당하겠다고 한다(관련기사). 사회당이나 초록정당을만드는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대규모 탈당 사태를 맞아 총선 전 세 규합이 필요하다는 게 전략적 판단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당 대 당 총선연합의 이야기도 거론되고 있다.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진보 세력의 위기감의 발로일 것이다.

당 대 당 연합으로 총선을 준비하는 것도 그리 나쁜 모양새는 아니다. 하지만 신당 창당과 총선연합에 있어 진정 중요한 것은 무리한 창당이나 선거 참여가 아니다. 당이 되었든 연합이 되었든 좌파연합의 기본 틀을 구체화 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지금은 이를 위한 백가쟁명식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기존 민노당과 차별화된 기층 운동 프로그램의 모색을 통해 실추된 진보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을 다시 희망으로 뒤바꾸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요한 건 국민들의 사랑과 관심이기 때문이다.

고로 닥치고 신당 참여는 개인적으로 당분간 유보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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