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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산업에 종사한다는 건

뉴스가 있는 풍경

by 망명객 2008. 5. 2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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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기자들은 촛불집회 현장에 나와라 (미디어스, 080527)

언론산업에 종사한다는 건 늘상 사회적 감수성을 민감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언론계는 수습기간을 두어 신입사원에 대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한다. 마감이란 시간과의 싸움보다 낙종의 두려움이 더 큰 세상. 그런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게 기자의 삶이다.

그러나 기자의 삶에도 계층이 존재한다. 흔히 메이저급 언론사와 마이너급 언론사를 나누고, 그 밑에 지방 언론사를 둔다. 이러한 구분은 매체의 사회적 영향력과 내적 전통에서 비롯한다는데, 결국은 사세의 문제이고 돈과 권력의 문제로 귀결된다.  

오랜만에 결혼식장에서 대학 동기들을 만났다. 기자와 석사과정생, 박사과정생, 연구원 넷이 모였으니 상호 안부 교환 이후에는 공통된 주제를 찾아 세상 만담으로 시간을 죽일 수밖에... 누군가 미친소축제 이야기를 꺼냈더니 우리의 기자 친구가 배후세력이 누군지 궁금하다며 동기들을 놀라게 만든다. 나름 합리적 우파를 자처하는 녀석이기에 무시하면 그만인 이야기였다.

그제, 그 기자 친구가 법치국가의 수도에서 무단으로 도로점거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거품 낀 자판질로 내게 메신저 메시지를 날린다. 이 친구가 미친소축제는 잠시 잊고 안식년차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내 신경을 건들인 것이다. 그래도 동기이기에 그 녀석에게 그딴 일에 거품물지 말고 진정 거품물고 달려들어야 할 일이 무어냐고 되물으며 화를 삭혔다. 솔직히 말해 녀석에게 갚아야 할 돈이 생각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애초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사회적 감수성이 민감해야 할 직업이 기자이다. 특종과 낙종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신입기자에게 강도 높은 훈련이 실시되지만 그 훈련의 끝에 남는 건 조직적 사고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모든 기자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조중동의 한 매체에서 일하는 내 친구를 보면 그렇다.

빨리 빌린 돈이나 갚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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