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의 수해
폭우가 쏟아진다. 삼라만상을 쓸어버릴 태세다. 골목길도 예외는 아니다. 빗줄기가 창 안의 안온함을 위협한다. 고막을 긁는 길냥이들의 울음소리에 잠이 깼다. 폭우 속에서 길냥이들의 새벽 시위는 유효했다. 아직 방 안은 주변 사물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어둡다. 음역 낮은 빗줄기 사이에서 날카로운 고양이의 울음들은 월요일 아침을 맞이하는 직장인의 복잡한 심사를 닮았다. 그들은 이 비를 피하고 있을까? 고막을 긁어대는 묘(猫)한 울음은 필시 수해 구조요청은 아니었을까? 시선은 창밖을 향하지만, 손쉽게 눈에 띌 녀석들이 아니다. 내 의지와 무관한 게 그들의 습속이다. 2009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유기동물 개체수는 82,568마리다. 전국의 유기동물 보호소 384곳의 자료를 집계한 내용이다. 결코 ..
일상다반사
2011. 7. 11.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