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물어보는 사람
종로3가역에서 내려 낙원상가 뒷골목을 걷고 있었습니다. 3월, 봄의 시작이라 하기에는 아직 추운 날씨. 간만의 외출임에도 불구하고 잔뜩 움추린 어깨가 따뜻한 방 구석을 그립다 합니다. 앞에서 걸어오던 두 아주머니가 말을 붙입니다. "저기요, 길 좀 물읍시다." 서울 생활이 10년째라지만 이렇게 낯 선 이가 길을 물을 때면 일단 두렵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서울특별시민이 된지 3개월 남짓. 제가 아는 길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래도 아는 선에서 친절히 길을 가르쳐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두 아주머니가 다시 제게 말을 붙입니다. "저기요. 이 근처 회사원이세요?" 처음에 느꼈던 두려움이 다시 엄습합니다. 이어지는 아주머니의 이야기. "얼굴의 기가 아주 좋아요." --;;;;;;; 백수의 얼굴 기가 좋을 수밖에요..
일상다반사
2007. 3. 12.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