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마흔여섯에는...
퇴락한 구제주의 골목길에 위치한 도어즈. 아마 제주에서 여기만큼 많은 레코드를 소장한 집은 없을 것이다. 늘 한결같이 시끄럽게 웃어대는 경숙누나가 백 만원이 채 안 되는 외상값 대신 인수한 이 술집은 그 허름함에 비해 풍성한 음악 선물을 안겨주는 곳이다. 내 나이 쉰 정도가 되었을 때 이런 술집 하나 운영할 수 있다면 좋겠다. 촌놈이 촌놈이길 거부할 때 나타나는 증세가 있다. 허장성세가 그 대표적인 증세인데, 오고가는 이야기에 과장이 끼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고등학교 후배 용민이는 참 편한 녀석이다. 제대로 된 사투리를 구사하는 녀석에게는 늘 진솔하면서도 진정성이 담긴 이야기가 쏟아진다. 이제 대학 졸업반인 이 녀석은 현재 구미에서 덤프트럭을 몰고 있다. 구미에서 대학을 다녔기에 공장일부터 노가다 잡..
일상다반사
2008. 2. 13. 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