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겨울 나그네, 그가 던진 이야기
『베를린에서 18년 동안 부치지 못한 편지』, 어수갑, 휴머니스트, 2004 어수갑. 1989년,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을 다닐 때, 그는 세상을 들썩였던 임수경 방북 사건의 배후조종자로 지목되면서 다시는 대한민국의 땅에 발 디딜 수 없는 경계인이 되어버렸다. '경계인'은 다른 문화와의 접촉을 통해 새로운 사회변동의 주역이라는 파크의 개념 정의 상 그는 경계인이 아니다. 오히려 망명객이 더욱 그에게 어울리는 수식어일 것이다. 이 책을 집으며 처음에는 그리 탐탁치만은 않았다. 아마 옛 운동권의 향수나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전향의 냄새를 맡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정작 책장을 넘기면서 느낀 불편함은 철저하게 자기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한 인간에 대한 연민이었으리라. 아니, 연민보다는 그의 담담한 이야기를 ..
피드백(리뷰)
2004. 12. 25.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