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물도 천공의 성
지난 토요일 새벽에 나선 즉흥적인 통영 여행길은 고속도로 위에서 소매물도로 향하는 뱃길로 이어졌다. 서호시장 시락국으로 아침 해장을 한 뒤 충무김밥을 도시락 삼아 떠난 뱃길이었다. 여름과 가을의 계면에서 만난 남녘 바다는 오색 등산복의 여행객들만큼 들떠 있었다. 통영 앞바다의 섬과 섬, 그 사이를 달리길 1시간 반만에 여객선은 소매물도에 닿았다. 소매물도 정상인 망태봉은 해발 152미터. 선착장부터 망태봉까진 고작 0.75킬로미터. 경사가 급한 비포장 길을 오르는 건 하이힐을 신은 아가씨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더더욱이 짧은 치마를 입었다면 그녀와 그녀의 건장한 애인은 선착장 근처의 짧은 산책로를 둘러보는 것으로 소매물도 관광을 마쳐야 한다. 망태봉에는 밀수선을 감시하던 세관 감시대가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
일상다반사
2009. 9. 7. 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