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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첫 주말

일상다반사

by 망명객 2009. 4. 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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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게 시렸던 2월의 밤들을 꼬박 지새우게 만들었던 돈 몇 푼은 아직 내 통장 잔고에 찍히지 않았다. 3월이 갔고 이제 4월. 통장 잔고를 헤아려야 하는 하루하루는 늘 피곤하다. 요식적인 시험을 치렀고 소수의 합격자의 대열에 내가 있었다. 불합격한 이들 앞에서 난 할 말을 잃었다. 홑난방 위에 재킷만 걸치기엔 아직 바람이 차다. 봄 햇빛은 양지 위로 쏟아졌고, 난 그 햇살 아래 눈살을 찌푸릴 뿐이었다.

못다 쓴 원고가 남았고, 그 원고를 쓰기 위한 공부가 남았다. 원고의 주제를 따라 시간 위에 축적된 지식의 편린들을 훑어야 한다. 자취방의 서향 창으로는 스러져가는 저녁 봄빛만이 들어올 터. 그 순간, 난 그곳에 없으니, 아직 내 자취방엔 겨울 거죽이 가득하다.

후배의 결혼식이 내일 서산에서 열린다. 난 그 자리에 참석하기 힘들 듯하다. 봄볕 아래 경사이니 그 따뜻함이야 오죽할까. 아직 삶이 기니, 다음 경조사에서나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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