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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면

일상다반사

by 망명객 2007. 6. 2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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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식 형은 특유의 텁텁한 목소리로 비가 내리면 당신을 생각한다고 노래했다. 수봉 누나도 비가 오면 그때 그 사람을 떠올린다. 그 외에도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비롯, 내리는 비를 슬픔의 눈물에 빗댄 가사와 시들은 넘쳐난다. 

비와 그리움의 사이 만큼 비와 파전의 관계도 상당히 공고해 보인다. 아무리 그리움에 사무치더라도 결국 인간은 먹고 살자고 태어난 존재. 내리는 비 만큼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도 고픈 배는 어쩔 수 없다. 설상가상 귀찮음과 식재료의 모자람과 같은 극한의 상황이라면? 결국 이 땅 위, 그리움에 사무친 장삼이사들은 비 내리는 날 그리움을 곱씹으며 파전을 붙여먹었다. 어쨌든 살아야 하니까.

여기에 막걸리가 더해진다면 더할나위 없는 완벽한 3박자의 조화. 실내 습기 제거를 위해 구들을 때야 할 일도 없고, 음주주정과 일정 거리를 두고 있어 막걸리를 입에 댈 일도 없지만 내일 장보기는 파전 재료에 맞춰서...

반죽만 만들어두면 며칠 동안은 큰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식사 겸 반찬이지 않겠는가.

비가 내리고~ 배가 고프면~ 파전이나~ 붙여먹자~ 즐~~

 

2007년 장마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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