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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

일상다반사

by 망명객 2007. 6. 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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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은 말이 없었다.


세미나에서 열변을 토하던 선배들이 하나둘 취업과 결혼의 길로 들어설 때 그들은 멋적은 웃음만을 남길 뿐이었다. 영원할 것 같던 공동체는 이제 어느 상가집이나 결혼식장에서나 생존을 확인하는 유령 공동체가 되어버렸다.

 

"엥겔스가 없었으면 맑스의 자본론이 존재했겠니?"

 

직장생활의 고달픔과 재테크 등 미시적 삶만이 가득한 술자리에서 무기력을 호소할 때마다 선배들은 한잔 술에 세상의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묘한 미소를 날릴 뿐이었다. 물론 맑스같은 몇몇 친구들이 있긴 했지만 그들도 삶의 무게에 지쳐버렸고 우리의 엥겔스들은 묘한 웃음만을 날린다.

 

그리고 그들의 웃음에서 이젠 뭔가 답을 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버려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 그 끈덕진 습관의 틈바구니에서 "너 아직 그 버릇 못 고쳤구나"라 외치던 친구의 이야기에 내 자신을 비추며,

 

"살아남으라!"는 싯귀를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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