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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립서비스?

다민족사회

by 망명객 2010. 7. 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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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 성숙해져야” (데일리경제, 20100726)

공자는 "先行其言 而後從之(선행기언 이후종지)"라며 실천 없는 말의 허무함을 경계하라고 했다. 언행일치를 강조한 공자의 이야기에서 행동을 추동하는 말의 힘이 새삼스럽다. 군자까지는 아니어도 사회 지도층이라면 의례 말의 무거움을 깨달아야 한다. 정치권의 입놀림이 동네 양아치보다 못한 판국에 이 땅의 도를 따지는 건 사치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 

이 대통령이 다문화 가정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더욱 성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혼이민자와 그 자녀들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이 흘리는 눈물이 멕시코로 이주한 '애니깽' 선조들과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흘린 눈물과 같다고 했다. 대통령이 며칠 전 벌어진 베트남 신부 살해사건을 언급하며 꺼낸 이야기다. 

법무부와 경찰청은 지난 5월 초 G-20 정상회담의 안정적 개최를 목적으로 6월부터 8월까지 미등록자에 대한 강력한 합동단속과 출국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외노협과 이주인권연대 등 이주민 관련 단체들이 이는 기만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 이주민 주거 밀집 지역에선 대대적인 단속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이주민의 눈물 이야기를 꺼냈다. 국가 수반의 발언에 대한 행정부의 사후 대처가 궁금해진다. 

미등록 이주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국가는 누가 뭐래도 인권적으로 후진국이다. 대규모 국제 행사를 앞두고 대대적인 사회정화 사업을 진행하는 건 사회 통합에도 걸림돌이다. 법치를 위한 단속이 아니라 법치를 위한 인도적 차원의 제도 개선과 개도 작업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발언이 공허한 립서비스로 끝나면 안 된다. 대통령의 말은 그 책임과 권한만큼이나 파급력이 크다. 법치와 도를 위해서라도 대통령의 이야기가 현실 세계에서 발현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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