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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캠핑장으로 떠난 사랑방 모임

다민족사회

by 망명객 2011. 6. 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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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4일,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컴퓨터반 식구들이 사랑방 모임을 가졌다. 국적과 모국어가 다른 사람들이 함께 수업을 듣는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다. 
20대부터 50대까지, 교육생의 나이 또한 천차만별이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느끼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 주 1회 수업 두 시간만으로 자원교사와 교육생, 교육생과 교육생 간 이질감을 줄이기란 쉽지 않다.  

사랑방은 바로 그 이질감을 줄이기 위한 봄소풍이다. 교육생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도 함께하는 자리. 컴퓨터반이 선택한 곳은 난지캠핑장이다.

취지와 의의는 좋지만, 사실 사랑방은 자원교사에겐 큰 부담이다. 막상 장소를 정하는 일부터 그렇다. 성인 교육생들이지만 한국어가 서툴기에, 이들에겐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주말에도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평상시에도 야근으로 힘들게 생활하는 분들이 많다. 그만큼 동선이 짧을수록 좋다. 

음식 준비 과정에선 교육생들의 종교를 염두에 둬야 한다. 무슬림 교육생이 있다면 돼지고기 대체재가 꼭 필요하다. 술? 동북3성, 몽골, 러시아 등 추위가 강한 국가 출신들 중에는 주당이 많은 편이다. 몽골분들은 막걸리도 좋아한다. 고향에서 먹던 마유주와 비슷하다는 게 그 이유다. 

고기를 굽고 술잔을 비우며 이야기를 나눈다. 중국 출신 교육생이 어린 딸을 데리고 왔다. 아이의 재롱 앞에선 피부색이나 국적 따윈 그 의미를 잃어버린다. 웃음꽃이 만발한다. 방글라데시 출신 교육생이 강인한 팔뚝으로 아이를 안아올린다. 마치 조카나 자신의 딸을 품듯 그의 얼굴에는 경건함이 가득하다. 아이와 함께 나선 산책 길. 베트남 출신 부부는 아이의 재롱에서 고국에 두고온 자식이 떠오른 모양이다. 아이를 바라보는 부부의 눈가에 애틋함이 넘쳐난다. 

4월의 농익은 강 바람이 타국살이의 고달픔을 보듬는다. 



이 친구를 따라다니는 건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체력적으로...


무럭무럭~~


여기 본분 잊은 자원교사 1인.
(사실 내 수제자다. -_-;;; 잘 배웠어~)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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