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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 대행? 곧 입사 및 업무 대행도 나올 판

뉴스가 있는 풍경

by 망명객 2010. 9. 19.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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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함을 정리하다 한 사교육 업체가 발송한 광고 메일을 확인하게 됐다. '연봉 10억' 운운하는 낚시에 제대로 걸린 셈. 국영수도 아니고 취업을 가르친다는 이 업체의 메시지 중 하나는 '채용 인사담당자를 사로잡는 자기 소개서 첨삭 대행 서비스'였다. 

입시와 자격증, 개인 능력 향상 외 취업 목적의 사교육 업체가 등장한 건 이미 오래된 일이다. 사법시험이나 공무원시험부터 시작해 회계사나 노무사 시험 대비 학원이 그렇고 아나운서나 기자 등 언론계 진출 대비 학원까지, 전문직종 진출을 희망하는 이들에겐 전공과 상관 없이 사교육 업체가 하나의 출구로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전공 학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자질을 기르는 대학 교육과는 별개로, 실전 입사시험 대비 전문교육의 장이 사교육의 한 축이었다. 

내게 메일을 보낸 업체는 일반회사 입사 과정으로 눈을 돌렸다. 해당 업체가 마련한 상품은 다양하다. 입사 관련 서류 대행 및 첨삭은 기본이요, 면접 대비 상품도 존재한다. 다양한 강좌 제공은 기본이다. 이들은 '취업준비 첫걸음'부터 '면접' 강좌는 기본이고 '직무적성검사' 대비 강좌와 '인터뷰 비주얼 컨설팅' 강좌까지 제공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건 기본이다. 

구직자를 돕기 위한 서비스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니다. 토익 점수 단기 완성 강좌가 성행하는 사회에서 자소서와 면접 대비 교육이라고 다를까. 누군가는 대행하거나 첨삭받은 자소서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터. 그러나 이렇게 입사한 이가 떳떳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학비조차 대출받는 상황에서 또 다른 이는 취업학원을 통해 자소서도 돈을 주고 사는 세상이다. 자소서조차 자기 힘으로 못 쓰는 이가 업무 현장에서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해마다 대학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등장한다. 졸업생 취업률이 해당 대학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가 됐다. 학과 커리큘럼의 빈 자리에 사교육이 자리한다. 어학점수와 자격증은 기본이요, 자소서와 면접까지 사교육이 넘쳐난다. 대학은 학점과 졸업장만 받으면 그만인 곳이 됐다. 교육의 공공성을 되물을 새도 없이, 시장은 사교육 만능주의로 팽배한 듯하다.

취업 문이 좁다고 난리다. 구직자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는 주문은 대통령이 외치는 '공정한 사회'만큼이나 흐릿하다. '빽'도 돈도 없는 청춘은 그래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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