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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가 니편 내편?

뉴스가 있는 풍경

by 망명객 2010. 10. 1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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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3대 권력 세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이 자못 흥미진진하다. 경향신문의 비판 사설과 민노당 일각이 절독선언, 이대근 논설위원의 반론과 이정희 의원의 입장 표명, 이에 대한 이 위원의 재반론과 여타 논객들의 입장 표명까지. 지면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말과 글로 구성된 첨예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권력 세습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지만, 그 다음에는 '절독선언'이 위치하고 있다. 홍세화 칼럼 제목처럼 '경박'한 언론관이 절독선언으로 이어진 것. 공익적 차원에서 언론의 자율성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해야 하고 이것이 지켜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사람들이 정치인이나 진보세력이어야 할 것이다. 자기 입맛에 맞지 않다고 매체 광고비를 무기로 삼는 게 기업과 보수세력이라면 절독선언이나 하는 게 진보란 말인가. 

몇 달 전 비슷한 일이 한겨레에서도 벌어졌다. 한 정치인의 절독선언이 무서웠는지 한겨레는 즉각 1면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언론이 무엇보다 독자를 우선해야 하는 건 맞는 이야기지만, 한 정치인이 절독을 선언한다 해서 사과문을 게재하는 게 맞는 일일까? 

정치란 결국 '가치의 권위적 배분' 과정이다. 정치인과 정치집단이 절독을 선언하는 건 언론사가 내 편이기를 바라는 희망일 뿐이다. 수많은 이익집단들이 존재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 진정한 사회의 목탁이 되기 위해선 그 어떤 세력과의 불화도 감수해야 하는 게 언론이다. 서로 편 갈라 싸우는 세상에 그런 독립적인 언론이 있다는 건 그 만큼 사회가 건강하다는 반증이다. 극단의 사회는 생존을 무기로 어느 한쪽 편이기를 강요한다. 

그런 면에서 사과문 게재 과정의 문제점을 제기한 김선주 논설위원의 입장은 새로운 희망이었다. 

절독선언? 그건 또 다른 언론탄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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