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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DSLR의 상생

미디어/디지털라이프

by 망명객 2011. 7. 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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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1학년이던 09학번 학생기자 이모 군의 도구는 3세대 아이팟터치였다. 영문기사를 담당하던 그는 2시간 가까운 통학시간에 아이팟터치로 기사 초고를 작성했다. 오타 없이 터치스크린 위를 오가는 그의 양 엄지는 신기에 가까웠다. 

이군의 기사 작성 과정에서 컴퓨터가 사라진 적은 없다. 영문 감수를 위해선 초고 내용을 워드파일로 발송해야 했다. 사진도 마찬가지였다. 컴팩트 카메라든 DSLR이든 편집장에게 사진을 전송하기 위해선 컴퓨터가 필요했다. 

2000년대 초반, 기자의 미래상은 미래 군인의 모습과 다를 게 없었다. 디지털이 가속화시킨 1인 미디어 시대에 텍스트와 이미지, 영상을 혼자 아우르는 기자는 노트북과 디지털카메라, 동영상카메라 등 대규모 장비를 짊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삼각대까지 추가한다면 도심 속 산꾼이라 부를 만도 하다. 
실제 2008년 촛불집회 당시 노트북과 와이브로, 동영상카메라의 조합으로 등장한 개인 라이브 방송의 모습은 그랬다. 현장에서 본 바로는 개인보다는 보조까지 갖춘 2-3인 규모의 방송제작 형태였다. 

영상, 사진, 텍스트 등 뉴스 생산 과정에서 노트북 컴퓨터는 핵심 도구다. 원고지는 사라졌다. 수첩마저 사라진 건 아니지만, 노트북의 경량화와 넷북의 등장은 도심 속 산꾼들에겐 축복이었다. 여기에 스마트 기기가 가세한다. 

스마트 기기는 텍스트 생산 문제 면에선 현장에서 일정 부분 수용이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는 블루투스 키보드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 제품이 아니더라도 휴대성을 갖춘 채 PDA시절부터 이용되던 키보드들이 존재한다. 

                                                    ▲ 이군보다 늙은 난 키보드가 있어야 한다.  

사진은? 아쉽게도 스마트폰 사진으론 한계가 명확하다. 빛과 피사체와의 거리 문제는 그리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텍스트 작성은 스마트폰으로 해결한다지만, 사진까지 함께 송고하려면 노트북과 와이브로의 선택은 불가피했다. 

DSLR 메모리 카드의 수요 한계가 이 문제를 해결했다. 아이파이(Eye-fi) 메모리 카드다. 미국 업체가 내놓은 이 메모리 카드는 카메라에 꽂은 채 무선으로 사진을 컴퓨터에 전송한다. 2007년에 처음 출시된 메모리를 신제품인 양 떠드는 꼴이지만, 내가 주목하는 건 이 회사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지난 4월에 출시했다는 점이다. 이제 아이파이 메모리에 기록한 사진과 동영상은 노트북을 거치지 않고서도 전송할 수 있게 됐다.

카메라 액정으로 확인한 사진을 절대 믿지 말라. 보도사진론 수업과 개인적 경함으로 익힌 덕목 중 하나다. 물론 액정으로도 사진을 확대해서 디테일을 검토할 수도 있다. 내공이 필요하다.

화면이 아이패드 정도의 크기라면? 갤럭시탭 정도만 되도 사진을 검토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규모를 갖춘 뉴스룸이라면 현장 송고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트북 대신 스마트 기기를 갖고 나간다면 현장에 렌즈 몇 개 더 챙길 여유가 생긴다. 그 아무리 초경량 넷북이더라도 어댑터까지 더해진 무게는 1Kg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 




                                       ▲ 자, 좀 편리하게 살자. 그런데, 앞으로 카드리더기의 운명은?



DSLR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스마트폰을 통해 곧바로 전송되는 시대다. 현장도 중요하지만 뉴스룸 내 편집 인력의 중요성도 높아지지 않을까?

요즘 다시 주목하는 기기는 아이팟터치다. "아이폰 비싸!"라 외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건 '보급형 안드로이드폰 + 아이팟터치' 조합이다. 결국 휴대전화기는 그 본분인 전화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최근의 생각이다.

대딩시절부터 뱃살 규모가 중소기업 사장님보다 더했던 친우 박 기자를 위해 쓴다. 

 
꼬랑지 - 아이파이 메모리 카드, 내 지름신을 부르기에는 2퍼센트 부족했으나, 스마트폰 앱 출시 후 그 부족분을 채운 듯. 로우포맷도 전송 가능하려나? 결국 클라우드 시장이 우릴 좀 편하게 만들어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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